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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ookhee Nov 15. 2018

멋진 계란후라이, 특별한 아침

눈도 마저 못 뜬 채 조식을 먹으러 게스트하우스 주방으로 비척비척 걸어나왔다. 달그락 거리며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 치이익 뭔가를 굽는 소리, 잠이 아직 덜 깬 사람들의 웅웅대는 목소리가 주방 공기 속에 떠다녔다. 토스터기에서 갓 꺼낸 따끈한 식빵에 버터를 바르려는 찰나, 게스트하우스 스태프가 플라스틱 접시를 내밀었다. 거기엔 얼핏봐도 공들여 구워낸 것이 분명한 계란후라이가 살포시 누워있었다.


젓가락 끝으로 위를 살짝 찌르면 톡하고 개나리색 노른자가 터져나올 것 같은 탱글탱글한 노른자. 적당히 도톰한 두께로 깨끗하게 구워진 흰자. 흰자에 묻어난 노란 노른자는 갓 구운 계란후라이를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이게 했다. 플라스틱 접시가 민망할 정도로 정성스럽게 구워진 계란후라이. 이렇게나 정성을 다해 만든 작품같은 계란후라이의 반숙 노른자를 토옥 터트리면서 시작하는 하루를 누리게 되다니.


멋지게 구워진 계란후라이는 때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아침을 선물하기도 한다.

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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