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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신 Mar 26. 2024

3월 한 달 된 신규초등전문상담교사 후기

신규 초등전문상담교사의 한 달

싸늘한 하루의 긴 그림자가 점차 짧아지고, 교실 안은 점차 어둡게 되었다. 이젠 퇴근 시간이다. 빛바랜 교실에는 나 홀로 남아 있다. 주변에는 조용한 정적이 흐르고, 내 마음은 어지러움에 휩싸였다.


나는 올 3월부터 한 초등학교에서 전문 상담교사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발령 난 처음부터 주위 초등 담임들에게서 나의 전문성을 인정해주지 않는 소리를 들었다.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일을 하찮게 여기고, 수업이 없으니 일이 없다고 하며 비워진 교실을 보며 소위 꿀을 빤다며 한탄했다.

이런 모진 말에 오늘은 심하게 또 넘어지는 날이다.  아직 나는 이를 떨쳐 낼만큼 강하지는 못한 것 같다.  상담교사라고 해서 수업이 없어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대화만 하면 되는 것으로 착각하며, 상담시간의 중요성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지적 대화나 치료적 활동의 복잡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상담시간은 길뿐만 아니라 상담 사안의 질도 심각한 일이다. 나의 상담은 단순히 반에서 하는 잠깐의 대화 정도가 아닌 것이다.


상담교사는 학생들의 문제를 듣고 해결책을 찾아주는 일을 한다. 그것은 단순 대화가 아니다. 인지적 대화를 통해 학생의 내면을 파악하고, 놀이치료, 미술치료, 매체치료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여 학생들을 진단하고 처방하며, 추수활동을 통해 학생들을 돕는다. 이는 복합적이고 장기적인 행동교정의 전문적 활동이다.


상담교사로서의 역할은 나에게 작은 일임과 동시에 하찮게 취급받는 경험이었다. 이는 일이 적다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초등교사 출신 상담교사이기 때문이다. 두 가지 모두를 전부 경험해 본 난 그들을 이해하면서도 나의 입장에서는 그런 소리가 처음 일을 시작하는 서먹함과 더해져 억울함으로 다가오곤 했다.

학교 일은 단순히 교과과정을 전달하는 것 이상이었다. 그것은 마음을 다스리며, 어려움을 극복하며, 학생들의 삶을 바꾸는 일이다. 나는 이런 일에 끊임없이 헌신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의 시선이 내게 무거운 짐으로 다가왔다. 단지 주위 같은 상담교사들에게 생명을 살리는 일이란 응원으로 하루하루 버텨나가고 있다.

내가 받는 일상적인 교사의 일은 어떤 면에서는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것들이 숨어있다. 학생들의 이야기, 그들의 고민과 문제, 그리고 그들의 꿈과 희망이었다. 나는 그것들을 귀 기울여 듣고, 가능한 최선의 조언과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하는 일이 담임에 비해 양적으로 적을 수 있지만 그건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내 자신에게 상기시키며, 끝없는 노력으로 전문성을 쌓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마치 독수리를 공격하는 까마귀를 떨쳐내기 위해 묵묵히 하늘 높이 날아가 까마귀가 나자빠질 때까지 정진하듯이 말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그 자체로 다양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것은 매일매일 새로운 도전과 발견이기도 하다. 나는 그 속에서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매 순간 깨닫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이 작고 소소한 것으로 보일지라도, 그 안에는 큰 의미와 가치가 담겨있으리라.


나는 이러한 생각을 마음에 담고, 다음 날의 일을 준비한다. 학교라는 작은 세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 하며, 나의 전문성을 향해 더 나아가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어떤 날엔 아니 다른 누군가는 나를 이해하고 인정해 주리라고 믿으며 순간순간에 임하리라.


상담교사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고, 그 속에는 많은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노력과 사랑이 담겨있다. 나는 이러한 역할을 최선으로 수행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사명이며, 나의 자부심이다. 함께 나아가며,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힘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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