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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깜냥깜냥 Nov 18. 2020

늦가을, 여행이 그리운 당신을 위한 책들

Written by 범쥬



벌써 가을이네요. ‘올해 안에는 벗을 수 있겠지?’하며 쓰기 시작했던 마스크를 아직 벗지 못한 채로 결국 가을을 맞았어요. 작년 말부터 세워 두었던 해외 방문 계획은 모두 무산이 됐고, 출퇴근은 물론 식당 방문도 조심스러워졌으며, 앨범 속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찍은 사진이 생경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소중한 줄 몰랐던 일상의 소중함을 뒤늦게 알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마스크 없이는 어디도 갈 수 없는 요즘,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여행일 거예요. 어디든 자유롭게 걸어다니고, 마스크 없이 활짝 웃으며, 여러 사람들과 축제 음악에 몸을 맡기는, 그런 여행.


화창한 날씨에 괜히 울적해지는 당신을 위해서,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읽기 좋은 책 세 권을 가져왔어요. ‘여행’이라는 테마로 엄선한 것들이니, 한번쯤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침대 위에서 책장을 넘기며 짧은 여행을 떠나 보길 바라요.



1. 발리에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차분한 사진과 매력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포토에세이. 발리에 가 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마치 발리에 다녀온 것처럼 느끼게 해 주는 마법 같은 책이에요. 작가 특유의 감성이 담겨 있는 생생한 사진이 해변의 파도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그대로 담고 있죠.

작가의 문체가 매우 말랑한 편이라, 책을 읽다가 중간에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해요. ‘어, 나도 그랬는데!’ 하고 공감이 되기도 하고요. 여행하며 겪은 에피소드와 작가가 본 주변 풍경 등이 정말 잘 묘사되어 있답니다. 명소 위주의 여행이 아닌 발걸음 닿는 대로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여행을 풀어놓은 책이라 그런지, 독자 역시 책을 읽는 내내 자유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특별한 일화가 담겨 있지는 않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잔잔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죠.

아마도,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정말 절실하게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거예요. 비행기 타기 전날 밤, 설렘에 잠 못 이뤘던 그 날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책이랍니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니, 꼭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해요.


2. Found:

여행에 음식 이야기가 빠지면 섭섭하죠. 타지에서 이것저것 새로운 음식을 시도해 보는 걸 좋아한다면, 이 책에 주목해 보세요. 푸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매거진 F’에서 펴낸 푸드 포켓북입니다.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깜찍한 사이즈의 책 속에, 입이 딱 벌어지는 고 퀄리티 사진이 가득 담겨 있죠.

‘매거진 F’를 한 번이라도 보신 분들이라면, 이들이 재료와 음식, 문화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있게 접근하는지 아실 거예요. 커리, 콩 등 다양한 재료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독특한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죠. 향긋하고 맛있는 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은 글과 사진도 알차게 들어 있고요.

<Found:> 역시 음식에 관련된 글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매거진 F’와 비슷하지만, 한 가지 재료가 아닌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매거진과 다릅니다. 식문화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레스토랑과 셰프, 다양한 단체에 대한 이야기를 짤막한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죠. 여러 이야기들이 Fine Dining, Bistro & Eatery, Brand, Retail 등의 카테고리로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편하게 읽을 수 있답니다. 중간중간 들어있는 인터뷰에서는 음식, 재료, 요리 전 과정과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3. 신화의 미술관

미술관 탐방 좋아하시나요? 저는 여행지에 가면 꼭 그 지역의 미술관을 방문해요. 미술관 규모가 너무 크면 며칠에 걸쳐 재방문하기도 하죠. 그림들을 전부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그 미술관이 전시하고 있는 모든 작품을 한 번씩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거든요.

그림을 감상할 때, 그림에 그려진 인물이 누군지 몰라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고민을 자주 했었기에, 답답한 그 마음을 잘 안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준비한 것이기도 하고요.

<신화의 미술관>은 ‘올림포스 신과 그 상징 편’, ‘영웅과 님페, 그 밖의 신격 편’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전자에서는 제우스, 아르테미스, 데메테르 등을 다루며, 후자에서는 헤라클레스, 오디세우스, 켄타우로스 등을 다룹니다. 그림을 보았을 때, 한 눈에 그 인물을 알아볼 수 있도록 인물에 얽힌 이야기를 쉽게 풀어 설명해 줍니다. 해당 인물이 화폭에 등장했을 때에는 어떤 사물들과 함께 그려지는지, 주로 그려지는 스토리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분량도 적당해 누구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답니다. 신화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거나, 스토리를 그림에 대입하는 것이 어렵다면 이 책을 읽어 보세요. 어느새 편안하게 미술 작품을 읽어 내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예전처럼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나고, 즐겁게 웃고 떠들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믿어요.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말이에요.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는 날까지, 모두 건강 챙기세요!



____ 범쥬 its.me.bom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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