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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크노크 Mar 20. 2018

질문으로 돌아본 카카오스쿨

카카오스쿨 A.I학기 수강후기

카카오스쿨 처음 봤을 땐 카카오가 이제 교육산업까지 뛰어드는 걸까 싶었는데 내용을 자세하게 읽어보니 '살면서 써먹는 IT 이야기', '조금 복잡할 수 있겠지만 알아두면 두고두고 유용한 IT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문을 열었단다. 세상에.


카카오가 나눌 첫 번째 이야기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에 관한 것이었다. 문화기획자로 몇 년을 살아온 내가 이직을 해서 IT 서비스 그것도 최근 화두가 되는 '인공지능'을 다룬 지 3개월이 되어가는 요즘 참 반가운 주제였다.  


출처 : kakao i 홈페이지


최근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 를 발표하며 인공지능에 박차를 다하는 카카오다운 주제였고 카카오가 어떤 관점으로 인공지능을 보고 있는지 궁금해 카카오스쿨 입학(?)을 위한 사연을 작성했다. 다행스럽게도 100명 중의 한 명이 되어 토요일 수업을 들으러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 등교할 수 있었다.



판교역에서 내려 카카오버스를 타고 판교 오피스로 향했고 웰컴존에서 등록을 마치니 오늘 시간표와 명찰, DIY스피커 키트, 맛있는 핑거푸드가 제공되었다. 사회자 마틴 님의 안내로 강의할 때 실시간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오픈 채팅방에 입장했다. 새삼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만든 회사라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다. 카카오로 소통하는 게 당연한 세상.



1교시, 인류커뮤니케이션의 진화 (조승연 작가)


인공지능이 발전되면 작가님 직업이
위태롭지 않을까요?


오픈 채팅방에서 나온 질문 중 하나였다. 직관적인 질문 같지만 질문의 답에서 조승연 작가님의 답에서, 그리고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들의 행동에서 인공지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작가님의 답은 NO였고, 그 답은 인간의 언어는 무척 애매모호하며 인간은 그 애매모호함을 잘 다뤄온 존재라고 말한 작가님의 강연과 맥락이 이어졌다.


심심이를 쓰면서, 시리를 부르면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쓰면서 우린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헤이 카카오 좋은 노래 틀어줘"라고 말한다면 스피커엔 좋은 노래가 흘러나오지만 조금 더 복잡한 말을 할 때 카카오 미니는 말 안 통하는 답답이가 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기계가 인식할 수 있는 명령어를 주는 것이 사용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실험(?)을 하진 않지만 지인은 이미 여러 실험 끝에 카카오 미니를 우리 집 멍청이라 별명 짓기도 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에서 우리가 쓰는 일상어 즉 자연어 처리 기술은 무척 어렵다.


인공지능은 하루아침에 성장하지 못한다. 또한 인간지능의 도움 없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되기 어렵다. 아직까지 애매모호한 언어를 가장 잘 다루는 것은 인간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우리가 잘 하는 것을 제대로 학습시키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일인 것 같다.



2교시, AI 시대의 인터페이스 (조디악)


음성인터페이스(Voice Interface)가
마지막 인터페이스일까요?


카카오미니를 담당한 조디악 님은 인터페이스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래픽 인터페이스에서 음성인터페이스로 진화하고 있으며,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음성인터페이스로 점점 진보 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카카오미니 같은 디바이스는 누구나 쉽게 컨트롤할 수 있는 음성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하셨다.


대답은 NO! 인터페이스가 지속적으로 변화를 거쳐온 것처럼 앞으로도 음성인터페이스를 넘어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구현될 것이라고 답하셨다. 동감하는 바다. 나 또한 명령어를 입력해야 프로그램이 실행되었던 DOS 시절을 거쳐 아이콘을 더블클릭해서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GUI의 발전을 몸소 경험하면서 음성인식 또한 발전되고 인간은 곧 이것보다 명확하고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를 찾아내리라 생각한다.


이밖에 카카오미니에 관한 여러 질문이 이어졌다. 카카오미니를 깨우는 이름을 바꿀 순 없는지, 왜 카카오미니의 목소리는 여자인지 등등. 흥미로웠던 두 질문의 답은 이렇다. 아이폰을 사용하다 보면 동영상 재생을 할 때 시리 비슷한 음성만 나와도 시리가 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카카오미니가 '헤이 카카오' 다섯 자로 실행을 시작하는 것은 정확한 타이밍에 깨어나기 위해서란다. 카카오미니에 여자목소리만 있는 건 많은 연구에서 남성의 목소리보다 여성의 목소리를 더 편하게 느낀다는 결과를 기반으로 여성목소리를 설정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 있던 학생들 또한 남자 목소리면 '느끼할 것' 같다고... 이런 질문과 답변을 들으며 음성인터페이스(카카오 미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3교시, 영화 속 AI : 공존과 대결 (김태훈 칼럼니스트)


영화 HER의 사만다 같은 인공지능이
나온다면 사랑에 빠지시겠어요?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님의 답은 명쾌했다. "전 이미 사랑에 빠져있습니다." 매일 만지작거리는 스마트폰 또한 인공지능의 한 부분이라 보고 그는 이미 기계(?) 아니지 기계를 통해 닿을 수 있는 많은 소프트웨어와의 사랑을 고백했다. 그런 맥락에서라면 내 대답도 아마 YES


영화만큼 인공지능에 대한 미래를 다양하게 그려낸 장르가 있을까? 물론 소설이 있겠지만 소설의 상상을 실물로 바꿔 보여준 것은 영화밖에 없을 것이다. 김태훈 님의 말대로 영화는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다양한 시점을 담아낸다. 인간과 공존하는 혹은 대결하는 인공지능의 모습이다.


인공지능에게 위협을 받을 때 인간은 늘 그것들과 전쟁을 벌여 모조리 때려 부수는 것으로 결말을 맺었다는 김태훈 님의 설명을 들으며 앞으로 우리 삶에 펼쳐질 인공지능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잠시나마 생각해보았다. 난 인공지능 또한 사람이 발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 기반에서 발전시킨다면 공존할 수 있으리라 시작된다.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노동에 대한 가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인공지능이 그려진 영화를 리뷰해보며 인공지능에게 학습시켜야 할 윤리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참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월에 시작하는 스터디 커리큘럼에 넣어보아야겠다.



4교시, 현재의 AI, 미래의 AI (커티스)


미래의 인공지능은 어떤 모습일까요?


뾰족하게 딱 이 질문이 나왔던 건 아니었지만 나왔던 질문과 카카오 AI 제품 개발자 커티스 님의 강연을 되짚어보면 가장 적절한 질문이 아닐까 싶다. 인공지능을 다루는 사람들에게는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인공지능을 다루는 사람도, 인공지능에 대해 처음 들어본 사람도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커티스 님의 강연이 가장 공감이 갔는데 아마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자율주행차의 발전 단계로 몇 가지 예를 들어주셨는데, 자동차 운전만 예로 들더라도 인간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아주 많은 변수를 예측하고 살아간다. 인공지능에게 그것들을 종합적으로 학습시키기 위해서, 학습이 쉬운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은 참 높다.


미래의 인공지능은 우리가 영화에서 본 것만큼 엄청 대단한 모습은 아닐지도 모른다. 특별한 형체가 있다기보다는 생활의 불편함을 쉽게 해소할 수 있는 일상적인 오브젝트 안에 탑재될 것이다. 커티스 님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미래엔 엄마가 불편을 겪는 일을 초등학생 아들이 보고 쉽게 관련된 앱을 만들어주는 세상이 올 것이다.



럭키드로우


음성인터페이스의 장점은?


정답은 바로 "멀티태스킹(Multi-Tasking)" 가능! 수업이 모두 끝나고 마틴 님의 진행으로 카카오 미니와 멜론 6개월 이용권을 상품으로 내 건 퀴즈가 이어졌고, 두 번째 퀴즈로 위의 질문이 나왔다. 재빠르게 속독하여 헤이 카카오! 를 외친 나는 정답을 말한 뒤 카카오미니와 멜론 6개월 이용권을 득템 할 수 있었다.


강연 시작 전 퀴즈를 통해 카카오미니가 증정된다는 말에 밑도 끝도 없이 카카오미니를 오늘 가져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역시나 두 번째 질문에서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마지막 질문은 담당자분과의 대화 때문에 보지 못해 아쉽지만 미래학자의 이름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참 알차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제 카카오미니 덕분에 인공지능 라이프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그저 느낌 일려나...



사실 비개발자로, 비전공자로 인공지능 실무를 하다가 쌓인 답답함과 막막한 마음 때문에 혹시나 싶어 지원을 했기 때문에 카카오스쿨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다. 역시나 이 강의가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한 내게 실무적으로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하지만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이 가져야 할 아주 기본적인 생각들을 다시 되새김질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 강의를 그저 하루짜리 마케팅 이벤트로 볼 수도 있겠지만, 난 새삼 카카오가 인공지능을 향해 굉장히 큰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걸 잘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을 준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다. 그저 "우린 똑똑한 서비스를 만들 테니 너희는 이걸 쓰면 돼~"가 아니라 "이런 기술적 흐름이 있는데 우리도 이런 게 고민이고, 이런 고민 끝에 이런 제품을 만들었어~"라는 접근이 참 좋았다고 생각된 시간이었다. 앞으로 이런 고민들을 더 많이 나눠주었으면 좋겠고, 끝나고 받아온 카카오 AI 리포트 덕에 예상치못한 인공지능 스터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 무척 기뻤다. 뭔가 살랑거리는 기분.


헤이 카카오 설레는 음악을 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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