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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크노크 Nov 22. 2021

조금 망하면 어때

2021년 나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  

올해 유난히 큰일이 많았다.


연초에 이직을 결심했고, 4월부터 새 회사에 출근했다. 이전 회사에 큰 불만이 있어 옮겼다기보다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에 가고 싶어서, 일에 더 몰두하고 싶어서 회사를 옮긴 만큼 정말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잘했는가?

라고 묻는다면 100% 시원하게 대답할  다. 그렇다고   없는가라고 묻는다면 현 상황에서   있는 여러 시도들을 했던  같다. 그러면서 계속 아쉬움이 남는  2가지다. 목표에 대한 확신과 속도감이다. 덩달아 일의 효율도 그리 좋지 않았고. 잘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점차 무거워지는  몸과 마음에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보게 된 <대화의 희열> 클립 영상. 영상을 보고 난 뒤 마음을 짓누르던 알 수 없는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지게 됐다.


© KBS <대화의 희열>


생각은 이렇게 많이 했는데 왜 이만큼밖에 못했을까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 여기 있었다. 이전에는 '잘하자'라는 생각보다 '일단 하자'라는 생각이 강했다. 같은 콘텐츠 분야 안에서도 기획자 > 마케터 > 에디터로 직무가 여러 번 바뀌었기 때문에 일단 '해보는 것'에 대한 열망이 앞섰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직무에 대한 안정감이 생기자 ''해내고 싶었다. 우선 해야 수정을 거듭하며  나은    있다는  머리로는 알면서, 몸이 아니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높은 잣대를 끊임없이 들이대면서 '이건 너무 평범하지 않나', '이건 너무 기초적이지 않나', '진부한  같다'라고 내뱉으면서 막상  글자를 쓰는데 들인 시간이 많지 않았다.


엄청난 아이디어가 아니라, 매일매일의 '실행'이 결국 콘텐츠의 퀄리티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가장 잘 알면서도 묘한 완벽주의 덕에 긴 시간 속력을 내지 못했다. 연말이 다가오고 한 해를 회고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 조금 망하면 어때



조금 망하면 어때의 시작으로 쉬는 시간을 이용해 커피를 마시며 이 글을 쓴다. 이전 같으면 "주말에 제대로 된 회고글을 써야겠다."라고 말하며 주말 내내 이불속에서 몸은 편하고 마음은 불편하게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연말은 "내년에는 정말 빈틈없이 잘 하자"라는 비슷한 생각을 하며 후루룩 지나갈 것이다.


남은 오늘을 위해, 남은 2021년을 위해 조금 이른 회고를 해본다. 탈고를 하지 않는 것이 컨셉인 막간 회고다. 한숨 돌리기로 한 15분이 지났다. 오늘 하려던 일을 빠르게 해내야지. 조금 망하면 내일 수정하면 된다. 조금 밋밋하면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


오늘 못하면 내일 더 잘하는 게 아니라, 내일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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