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몸이 누구인지 몰랐다

2025년 4월 23일

by 박성수

이틀째 달리기를 쉬었다. 어제는 비 때문이었고, 오늘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오늘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사람들의 말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 심정지 이후, 의사의 상담을 거쳐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 건데도 “무리하지 마라”, “또 사고 나면 어떻게 하냐”는 말들이 조심스레, 그러나 반복됐다. 걱정이라는 건 알지만, 들을 때마다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점심, 달리기에 대한 의학적 조언을 듣고 싶어 평소 알고 지내던 의사와 약속을 잡았다. 아내가 내 사고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해 접했고, 그 내용을 그에게도 전했다고 했다.

사고 경위를 설명하자, 그는 내 담당 주치의와 비슷한 말을 했다. “무리하지 않는다면 달려도 괜찮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심폐소생술로 살아난 데다 뇌 손상도 없다는 것에 놀랍다며, 내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였다. 무언가에 허락을 받은 듯 기분이 가벼워졌다. 마치 칭찬을 들을 어린 아이처럼.


내일 아침 풍경을 상상하며, 나는 생각했다. 달리기는 나에게 무엇인가.

나는 내 몸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언제 아프고, 왜 웃으며, 무엇에 반응하는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지난 삼 년, 달리기가 내 몸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는 것을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느끼고 있었다.

심정지로 쓰러졌던 그날, 내 몸을 다시 태어나듯 깨어나게 해 준 것도 달리기였다. 그날 이후로 나는 몸의 이야기를 더 진지하게 들으려 했다.


이렇듯 달리기는,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풍경 속에서 내 몸을 아낌없이 받아주었다. 이제, 달리기 없이는 못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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