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4일 목
6.63km, 1:00:34, 9:03, 104 bpm, 77.80kg
오늘 아침은 마음이 조금 가벼웠다. 어제 들었던 의사의 말, “달려도 괜찮습니다.” 그 한마디 덕분이었다.
심정지 이후 중단했던 체조도 처음으로 다시 시작했다. 무형유산원 옆 널찍한 인도에서 늘 하던 스트레칭을 서너 가지 해봤다. 갈비뼈가 완전히 아물진 않았지만,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걷기 시작하자 평소보다 속도가 빨랐다. 중간중간 하는 인터벌 속도가 빨라지면서 걷기도 덩달아 속도가 붙었고, 심장이 흥분한 듯 심박수도 올라갔다. ‘이러면 안 되는데’ 싶었지만, 생각처럼 속도가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걷기를 멈추고, 각시바위에서 사진을 찍고서야 속도를 제어할 수가 있었다.
달리다 보면, 어떤 날은 몸이 가볍고 속도가 올라가고, 어떤 날은 무겁고 느리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나는 내 몸을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잘 모르고 있었구나.’
몸에 겸손해지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는 몸을 억지로 밀어붙이고, 통제하려고 든다. 사고의 지름길이다. 내가 달리기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몸에 겸손해야 한다는 것.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일이다. 몸을 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더 잘 알고, 더 잘 돌보는 길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각시바위에서 다시 출발하면서 오늘은 '겸손하자'라고 되뇌다 보니, 속도가 자연스럽게 줄고 호흡도 부드러워졌다.
드디어 느티나무에 이어 미루나무와 플라타너스에도 새잎이 돋아났다. 나의 달리기 코스에 있는 유일한 두 나무, 한벽루 앞에 서 있다.
달리기를 하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잎이 돋는 순서가 다르다는 건 나무마다 계절을 받아들이는 감각이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느티나무는 따듯한 기운을 먼저 감지하여 생장을 시작하고, 미루나무와 플라타너스는 조금 더 신중한 편이다. 두 나무는 꽃샘추위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안전한 타이밍에 잎을 틔운다.
그 차이가 숲을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게 만든다. 그래서 보는 나도 행복하고, 달리는 동안 그 풍경의 일부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