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절정에서, 조심스럽게

2025년 4월 26일 토

by 박성수

7.05km, 1:08:23, 9:41, 100 bpm, 77.20kg


요즘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 깊이 잠들지 못해 아침에 눈을 뜨고 이불을 걷어낼 때마다 머리도 맑지 않고, 기분도 개운하지 않다. 오늘 새벽엔 꿈을 꾸고 나서 뒤척이다가 아침을 맞았다.


날씨 앱을 확인하고, 창문을 열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은희와 슈가에게 운동을 나가자고 했다. 제일 먼저 반응하는 건 늘 슈가다. 벌써부터 눈빛과 표정이 달라진다.


오늘은 먼 풍경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길가 풀빛이 짙어지고, 나무마다 새잎이 왕성하게 돋아났다. 온 세상이 연둣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곡우를 지나 꽃샘추위도 물러나면서, 봄은 절정에 다다랐다.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는 늘 마지막에 온다. 클라이맥스가 끝나면,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는 벌써 여름의 입구에 들어서고 있다.


3km까지는 걷기와 달리기를 번갈아가며 몸을 풀었다. 3~5km 구간은 쉬지 않고 달렸다. 3~4km는 페이스 7:56, 4~5km는 6:51. 심박수는 평균 100bpm으로 안정적이었고, 6분대 페이스에서도 130을 넘지 않았다. 호흡도 부드러웠다.


5km 이후에는 걸었다. 상쾌한 기분에 짧게 전력질주하고 싶은 욕심이 들었지만, 몇 걸음 내딛다 멈췄다. 이런 때일수록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몸에 겸손해지는 것, 그것이 회복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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