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8일 목
5.08km, 35:50, 7:03, 130 bpm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식곤증이 기습하듯 밀려왔다. 어젯밤에는 서너 번이나 잠에서 깰 만큼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다. 수면 시간도 여섯 시간에 채 미치지 못했다.
아침 달리기에서도 이상이 감지됐다. 평소와 비슷한 페이스였지만, 심박수는 10 정도 더 높았다. 가끔 심박수가 불안정하게 나타나거나, 꾸준한 달리기로 거의 사라졌던 야간빈뇨가 다시 나타나는 걸 보면, 심정지 사고로 무너진 자율신경계가 아직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내가 달리는 코스는 천주교 성지에서 시작해 제방길을 따라가다, 색장마을의 느티나무 보호수를 반환점으로 삼아, 구 전라선 철길이었던 숲길을 돌아오는 왕복 5km다.
그런데 오늘, 숲길로 들어서는 순간 완전히 다른 감각이 밀려왔다. 느티나무 터널처럼 이어진 길.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 층층나무와 아카시나무 꽃 향기가 뒤섞이며, 오염 물질이 전혀 없는 청정한 세계-향기 공화국으로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
호흡이 부드러워졌고, 몸도 가벼워졌다. 달리는 기분이 참으로 상쾌했다. 꽃 향기를 더 맡으려고, 달리면서 슈가보다 더 코를 킁킁거렸던 것 같다.
모레부터는 이 숲길 구간만 왕복하는 코스로 바꿔야겠다. 지금 아니면 맡을 수 없는, 제철의 향기를 내 몸에 충분히 스며들게 해주고 싶다.
저녁에 러닝 복장을 사러 매장에 들렀다가, 심정지 사고 당시 나를 살려준 군의관과 통화하게 되었다. 그는 김해에서 복무하고 있다.
옷을 고르며 주인에게 “지난 마라톤 대회에서 입으려고 여기서 옷을 샀는데, 사고가 나서 훼손되었고 결국 입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했더니, 주인이 나를 기억하며 말했다. “그 사고 난 분인가요? 군의관이 제 친구 사위인데, 오늘 처갓집인 전주에 와 있어요.”
세상은 넓으면서도 참 좁다. 점주의 핸드폰으로 군의관과 통화가 연결되었다. 처음 통화하는 사이였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반가웠다. 말끝에 마음을 담아 말했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