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우산

2025년 5월 11일 토

by 박성수

5.14km, 38:54, 7:34, 136 bpm


오전 8시 무렵, 비가 그쳤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지만, 더 내릴 것 같지는 않았다. 오늘은 격일제로 정해놓은 러닝 날. 속으로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길을 나섰다.


오늘 러닝복은 아들들이 어버이날 선물로 사준 레깅스 스타일의 긴 바지였다. 나에게는 다소 과감한 복장이었지만, 착용감이 좋았다. 허벅지 쪽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을 수 있어 편리했고, 피부에 착 감기는 느낌이어서 다리 움직임이 한결 자유로워졌다.


오늘도 심박수가 높게 나왔다. 엊그제보다 천천히 달렸는데도 수치가 더 올랐다. 날씨 탓일까, 아니면 달리기 전 몸을 덜 풀어서 그런 걸까. 속도를 줄이며 심박수를 조절했는데도 바로 내려가지 않아 반환점을 돈 뒤에는 100m가량 걸었다.


그 뒤로는 서서히 안정되었고, 마지막 1km 구간에서는 사고 이후 처음으로 5분대 페이스로 달리면서 몸 상태를 점검했다. 심박수는 145까지 올라갔지만, 달리기를 마친 후 빠르게 내려갔다. 안정적인 회복 흐름이었다.


궂은 날씨였지만, 논에선 트랙터가 로터리와 써레질 작업을 하고 있었다. 코스에는 산책하는 사람들도 드문드문 보였다. 대부분 자주 마주치는 얼굴들. 나처럼, 몸에 이끌려 나온 사람들일 것이다. 돌아오는 길, 부슬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지만, 느티나무들이 우산처럼 빗방울을 막아주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