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어나가는 에너지 붙잡기
음악활동을 할수록 꾸준함과 집중력이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노래 시작부터 끝까지 호흡을 안정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듯 창작도 마찬가지다.
연습시간을 절대적으로 많이 늘리는 것보다 한번 할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저기 흩어지는 정신을 붙잡는 게 관건! 오늘 글에서는 생활을 단순하게 하는 실천들을 풀어보겠다!!
일 마치고 작업실 도착하면 보통 4-5시. 잠깐 쉬자고 쇼파에 누워 습관적으로 유튜브를 튼다. 처음엔 20분짜리 보고 할 일 해야지 마음먹지만 다 보고 나면 뭔가 더 심심해진다. 유튜브가 추천하는 알고리즘은 얼마나 기가 막힌지. 자극적인 제목들이 눈을 현혹한다. 알고싶지 않았던 연예인들 논란이라든가, 댄스 챌린지라든가를 계속 보고 있다. 한 개 보고나면 뭔가 시원치 않아서 개운해질 때까지 계속 보려고 한다. 결국 피곤해서 더 이상 뭔가를 보기 힘들어지면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머리가 복잡하니까 가사도 안 써지고 노래 연습하기엔 육체도 고단해서 어영부영하다 집에 가는 날이 종종 있다. 이럴거면 집에가서 푹 쉴걸 그랬다고 무거운 몸을 질질 끌고...걸음을 옮긴다(흑흑) 아마 나만 이런 경험하는 건 아닐거다...
유튜브를 보고 싶은 영상만, 보고 싶을때 보는 습관으로 바꾸려고 최근 새로운 장치를 마련했다. 유튜브 영상 추천기능을 끄고, 시청기록을 저장하지 않도록 설정했다. 유튜브를 열면 엉망진창 정리안된 서랍장처럼 답답한 기분이다가 최면에 걸린 듯 퀭하게 이것저것 열어보게 되는 게 싫었는데, 이제 새 집으로 이사 온 기분이다. 알고리즘 고마웠고 다시 만나지말자..!
유튜브 보며 멍 때리던 시간에는 폰을 내려놓고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 챗 지피티가 맞춤형 휴식루틴을 제안해 주었다. 휴식시간을 알람으로 맞춰두고 쉬어라는 게 생소했지만 휴식도 일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떠올리니 끄덕끄덕하게 된다.
제목 : 15분, 나도 쉬고 세상도 쉰다
15분 간 호흡을 정리하다보면 스르륵 잠이 온다. 푹 쉬고 일어나면 다시 의욕이 생겨서 연습할 기운이 난다. 연습도 무리하지 않고 1시간 정도 하고, 글도 1시간 반 정도 쓴다. 연습이 잘되면 시간이 길어질 때도 있지만 너무 무리하면 다음날 피곤하기 때문에 적당히..! 침대에 눕는 시간이 11시는 넘지 않으려고 한다.
(유튜브 중독 벗어난다고 해놓고 다시 유튜브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좋아하는 유튜버 중에 <미니멀 유목민>이 있다. 주인장 박작가님은 가진 물건이 총 80개로, 가방 하나에 물건 전부를 챙겨서 세계를 여행한다. 집도, 차도 없으니 유지비도 들지않고, 그날의 숙소가 집이다. 가방 안에 필요한 게 다 있으니 물건 찾을 일도 없고, 옷이 몇 벌 없으니 무슨 옷 입을까 고민할 일도 없다. 그저 하루를 만끽하는데 시간을 쓰면 된다.
https://youtu.be/1fNEsRJIdzE?feature=shared
나는 물건을 잘 못 버리는 편이다. 언젠가는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하지 싶어서 쌓아두는 게 실제 필요한 물건보다 더 많을거다. 그런데 물건이 쌓이다보니 정작 필요할 때는 어디있는지 몰라서 새로 사야하는 일도 생긴다. 제일 쉬운 예시로 옷을 들 수 있는데, 옷장은 만실인데 입는 옷은 거기서 거기다. 그래서 옷을 사려고 해도 어떤 걸 사야할지 헷갈리고, 매일 입을 옷 고르는데 시간도 많이 걸린다.
미니멀유목민을 시청하면서 가벼운 삶에 자극받아 최근에는 물건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올해에 아무리 입어봐도 태가 안나는 옷, 언젠가 살빠지면 입겠지 하고 남겨둔 옷들을 30벌 정도 버린 것 같다. 입을 게 없다고 무작정 새 옷을 사지 않고 가진 옷을 깔끔하게 입자 싶어, 주우재가 추천한 미끄럼방지 옷걸이로 바꿔주고 옷에 화장품이나 볼펜 같은 게 묻어서 잘 안입던 것은 약품을 사서 깨끗이 세탁했다. 옷걸이들은 모아서 세탁소에 갖다드렸는데 80개는 넘었다...(우와...;;;; 이 정도면 옷걸이한테 월세 청구해야할 듯) 나머지 옷들도 잘 안 입는 것은 버리든지 팔든지해서 처분해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남길 예정이다. 계절별로 어울리는 코디를 몇 가지만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입으면 옷 입는 피곤함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