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는 많은 편인가?

by 권눈썹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한 뒤 책과 유튜브를 열심히 보았다. 돈 버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 내가 가장 와 닿았던 방법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조금 투자하여 금방 철수하고, 수정된 방향으로 시도하는 것.

처음부터 많은 것을 투자하면 많은 것을 잃게 되어, 새로 시도하는 것이 두려워진다. 여러 번 실패하더라도 앞의 실패를 참고하여 시도하는 것을 반복하다보면 점점 성공에 가까워진다.


두 번째, 돈 버는 방법에 있어 편견을 버리는 것.

경쟁이 치열한 시장은, 일하기 편하거나 보기에 멋진 곳일 경우가 많다. 현재는 교육수준이 높아져 다른 사람들도 다들 나만큼은 뛰어나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작은 시장을 노려야하고, 남들이 안하려는 걸 해야 한다.




겨울동안 돈을 거의 벌지 못했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작년이나 제작년도 12월부터 2월까지 일이 똑 끊어졌었다. 3월 즈음에 공연이나 교육 등 여러 일거리가 생기는데, 일이 없는 3개월 간은 벌어놓은 돈을 귤처럼 까먹으면서 지낸다. 쉬니까 좋기는 하지만, 당장 카드값과 작업실 월세를 내야해서 임시적인 일자리를 구하기로 했다.


지난 번에 세운 기준을 따라 몇 군데 일터에 이력서를 넣었다. 오랜만에 써보는 사무직관련 이력서라 어색했다. 아직까지도 증명사진이나 출신학교를 요청하는 곳이 많았다. 증명사진도 6년 전에 찍은 것이 마지막이라, 동생 결혼식에서 정장입고 찍은 셀카를 올렸다. 나는 주로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데 이력서에는 근무한 회사를 기준으로 적어야 해서, 최근 3년 간의 이력은 쓸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학원 사무직 2곳, 사기업 사무보조 4곳, 공기업 사무보조 3곳 에 지원을 했다.


2주 정도 지났는데 아무데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사무직 알바구직 시장에서 나이가 많아서 이제 불러주지 않나보다 생각했다.


스마트스토어 열어서 양말을 팔아볼까, 음악교육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해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다음주부터 출근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설이 끼어있어서 연락이 조금 늦었던 모양이다.(그리고 출근한 후에 두 군데에서 추가로 연락이 왔다. 승률 20%정도면 괜찮은것 같다)




3개월 간 출근하게 된 일터는 공기업으로, 나는 민원업무를 보조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이 지면에서는 이 이상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다) 이 곳은 시스템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이루어져서 사람들이 집에서 pc나 모바일로 직접 업무를 볼 수 있다. 온라인으로 업무 보는 것이 어려워서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모바일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일을 주로 하게 되었다.


첫날 점심식사 자리에서, 센터장님은 나에게 재미있는 질문을 하셨다.

“눈썹씨는 어느 어느 기관들을 목표로 했어요?”

이제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던 분들은 대부분 공기업에 취직하기를 희망, 경험을 쌓기 위해 지원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조금 머쓱한 기분으로.

“저는 기업에 입사할 생각은 없고요. 공연기획/ 교육 쪽 사업을 하고 있어요. 겨울에는 일이 많이 없는데, 이 곳의 업무를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대답을 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딱히 궁금하지 않았을텐데 괜히 그렇게 말했다. 신입으로 입사하기에는 나이가 많은데, 아직 취업을 못했다는 인상을 주기 싫어서 말을 많이 했다. 평소에는 내 나이가 많은지 적은지를 생각하지 않는데, 일반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하니까 나이에 대해서 여러번 생각하게 되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래서 얼마를 벌어야 많이 버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