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눈썹 Mar 13. 2023

반전매력의 메탈코어.. 메탈코어로 전향할까?

오후에 메탈코어 음악하는 오빠네 합주실에 잠깐 들렀다. 평일에는 직장 다니랴, 주말엔 공연하랴 늘 바쁜 분인데 일요일인 오늘 마침 공연이 없다고 했다 3월에 계획 중인 공연에 음향을 봐주시기로 해서 장비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 만났다.


오빠는 바쁜 와중 싱글작업을 하고 계셨다. 베이스 연주자이셔서 그런지 보컬 라인만 두고 모든 파트 작업을 마쳐놓으셨다. 메탈코어는 따로 찾아 들어본 적도 없고 잘 모르지만 공연장에서 들을 때마다 폭발하는 에너지에 홀린 듯 머리를 흔들게 되었다. 공연을 보고 나면 귀는 아파도 속이 시원하다. 너무 멋있어서 농담반 진담반 '메탈코어로 전향할까?' 말하곤 한다.


공연장이 아닌 합주실에서 음원으로 다듬어진 곡을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로울링 발성 위주인 음악에서는 가삿말이 잘 들리지 않아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캐치가 어려웠는데, 보컬 파트를 빼고 들으니 새로운 재미가 있었다.  우선 드럼의 변화가 다양해서 리듬만 따라가도 흥미로웠고, 섹션 별로 악기들이 조금씩 다른 테마를 연출해서 흐름이 풍부했다. 베이스와 드럼이 대화식으로 연주하는 부분에서는 사막에서 뱀이 몸을 낮게 해서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고.인털루드 끝나고 2절 벌스가 시작될때는 유럽의 몰락한 귀족들이 절망하는 듯한 이미지가 그려졌다.


'메탈'하면 검은 옷을 입고, 문신하고, 머리 기르거나 밀고, 징 박힌 악세서리를 한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서 '강하다' '세다' '빠르다' '시끄럽다''무섭다' 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오늘은 '우아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캐쥬얼하게 무시무시한 의상보다 러플이 있는 옛 유럽식 정장이나, 흰색 정장을 하고 골드 악세서리를 한 뮤지션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메탈이나 락음악을 하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반전매력을 느낀다. 내가 만난 분들은 하나하나 따지지 않는 분들이 많았다.  총 세번째 얼굴 보는 날 공연 섭외해도 "그래. 너 믿고 할께." 라고 말하고. 기부공연에 음향 봐주실 수 있냐고 요청할때도. "재능기부해달라고? 해야지 그럼!" 이렇게 간단히 얘기한다.


나는 작은 것이라도 부탁하거나 섭외할때 세세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편이다. 그래야 나중에 서로 오해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메탈, 락 언니 오빠들은 도통 세세한 거 물어보질 않는다. 이러다 나쁜 맘 먹은 사람한테 뒷통수 맞으면 어떡하나! 내가 다 걱정이 된다. 사실 이런 의리와 시원시원한 태도 때문에 더욱 메탈을 하고싶은 마음이 생긴다.


메탈 음악하는 뮤지션들은 실력이 뛰어나다. 메탈은 빠르고, 강하고, 변주가 많은 특징 때문에 어느정도 실력이 갖춰지기 전에는 엄두를 못내는 장르이기도 하다. 퍼포먼스도 좋다. 다리 한쪽은 스피커 같은 곳에 올리고 머리를 흔드는 게 기본 동작이다. 무대 밖으로 뛰어다니기도 한다. 그런 강렬한 음악을 연주하며 가만히 있는 게 더 어려울 것 같다. 관객들은 원을 만들어 음악에 맞춰 서로 몸을 부딪히는 '슬램'을 한다. 나도 해보고 싶은데 모르는 사람들과 몸을 부대끼려니 민망해서 선뜻 도전해보진 못했다.


다른 장르 뮤지션들이 눈이 번쩍 뜨이는 마케팅을 하는 동안 메탈 뮤지션들은 실력을 닦으며 '좋은 음악'이라는 외길만 쫓는다. 메탈의 세계,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메탈이 아주 인기있는 장르는 아니다. 몇몇 애호가들의 전유물처럼 남아있는 게 아쉽다. 나 역시 메탈에 대해 이제 조금 관심을 가진 형편이지만 메탈의 부흥을 소원한다. 들어보면 좋습니다 여러분. 메탈음악 좀 들어봐주세요.


*아래는 부산 대표 메탈밴드 팀들 링크 달아봤습니다 후후...조용한 밤에는 이어폰 끼고 들으세요.

https://youtu.be/vbUd0UQ6F6o

https://youtu.be/1ClqaTwumwA


*여긴 부산 밴드 중 가장 애정하는 하드록 밴드 헤드터너

https://youtu.be/cy0CTl3RMJA


매거진의 이전글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좁혀가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