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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 Nov 03. 2017

나답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 (32)

나의 감정은 나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을까요?



저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공부라는 노동을 통해
지식을 머릿속에 우겨넣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노동자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싫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과연 어떤 노동자입니까?

- 한동일, 「라틴어 수업」 중에서



저는 진로코칭을 하는 노동자입니다. 진로코칭이라는 노동을 통해 사람들의 길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노동자입니다. 저는 청소년 교육을 하는 노동자입니다. 청소년 교육이라는 노동을 통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저의 과거를 되짚어보는 노동자입니다. 저는 '노아' 모임을 운영하는 노동자입니다. 모임 운영이라는 노동을 통해 만남의 자리를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내 역량의 한계와 만나는 노동자입니다. 저는 친구라는 이름의 노동자입니다. 친구와의 우정을 통해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누군가와 어울려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노동자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싫지 않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이번 한 주 과연 어떤 노동자였나요? 그리고 그 노동을 통해 무엇을 배우셨나요?






'나의 감정은 나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을까요?'라는 주제 질문을 가지고, 특정한 상황에서 느껴지는 감정 속에 숨겨진 나의 욕구를 분석해보았던 서른 두번째 모임. 진로 코칭을 하다 보면 대인 관계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정작 자기 목표에 쏟을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깊어서 몸살이 날 지경이라 대화법, 육아, 관계, 심리 상담 전문가분들을 만나 수차례 조언을 구했다. 효과 좋은 치료 방법과 상담 기법들은 너무 많았지만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셀프코칭에 적합한 것을 골라달라고 했더니 '비폭력 대화'를 우선으로 추천해 주셨다. 공식 수업은 다음달부터 들을 예정이고 책과 미니 강의를 통해 간단한 과정을 미리 익혀 이번 모임에서 함께 실습해보았다.


사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바르고 고운 말을 써서 다정하게 말하자는 내용인가 싶었는데 공부하면 할 수록 그 깊이에 감탄하며 푹 빠져들어버렸다. 지금까지 배운 내용으로는 이 기법의 이름을 '자기 성찰 대화'라고 부르는게 더 어울리겠다 싶을 정도로 자기 내면의 아주 깊은 곳까지 탐험할 수 있어야 가능한 대화법이었다. 나는 이 상황에서 왜 이런 감정을 느꼈을까? 나의 감정 뒤에 숨겨진 진짜 욕구는 무엇일까?에 대해 정확히 알고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령 자녀가 공부를 하지 않아서 내 마음이 괴롭고 화가 날 때,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얘기야! 라고 소리를 지른들 자녀는 귀담아 듣지 않고 짜증만 낸다. 그 때 나의 욕구가 자식을 신뢰하고 싶고, 신경을 덜 쓰고 싶고, 마음이 편안하고 여유로워지고 싶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표현하는 방식과 내용도 확연히 달라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자녀라는 한 인격체를 존중하는 방식의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어젯 밤 페친 손관승님의 칼럼을 읽고 큰 위안을 받았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적정한 거리감 유지는 필수이다. 대인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답답하고 화가 난다면, 타인과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자유를 원한다는 신호가 아닐까?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어야만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적절한 거절이 그와 나의 성장을 돕기도 한다. 억지로 쥐고 있어야, 몇 번씩 확인해야 안심 되는 사이보다 믿음과 자신감을 갖고 상대방의 의사 결정을 존중해줄 수 있는 사이가 건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이에 담장이 있어도 그 담에는 반드시 문이 있다. 만나고 싶다면 문을 두드리면 되고, 항상 열리는 것은 아니라도 '갑자기 문을 두드리니 당황스럽네. 나 오늘은 좀 쉬고 싶어. 내일 만나자.'라는 말로, '조금 섭섭하긴 하지만 내일은 꼭 보자.'라는 대답으로 서로의 생각을 전하면 된다. 오히려 그러한 대화는 우리의 우정이 견고하며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내 삶의 터전을 온전히 지켜내고 있다는 좋은 신호이다.



아이스 브레이킹 (?). 펭귄의 표정이 쓸쓸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는 캐모마일 차와 촛불이 있었다. 마음의 평안을 얻는데 딱인 소품들.



할로윈 기념! :-D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감기 몸살을 앓는 분들이 많아져서 레몬청을 담기로 했다.



이번 모임은 세 명이 참석했다. 그럼 사진은 누가 찍어줬을까요? 흐흐흐



감기조심하세요~♥ (뭐라도 들려 보내야 안심되는 이 마음은 어떤 욕구를 품고 있을까?)








본 매거진에서 소개하는 모임은 '노아 Know-我'란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2016년 5월, 꽃향기 가득한 강남의 한 카페에서 독서모임의 형태로 시작되었구요. 현재는 서울 곳곳의 다양한 장소에서 매월 첫째주 열리는 독서모임, 매월 셋째주 열리는 자기분석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답게 사는건 무엇인지, 나를 사랑하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누구나 궁금할거에요. 지금의 선택이 내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지도 알고 싶을거구요.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나만의 기준을 하나 하나 세워나가다 보면 스스로 답을 찾아낼거라고 저는 믿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하고 격려하는 사람들과 함께 삶의 작은 목표들을 이루며 나가며 나만의 길을 만들어나갈 수도 있을거라구요.


한 테마에 10명 이내의 소규모로 모집하고 있어요. 진솔한 대화가 오갈 수 있게요. 누구든지 오실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부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분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저희 모임의 가치는 '자기를 말로 표현해보는'데 있고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내 말에 귀기울여 주었기에 가능합니다. 그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에요. 그러니 경청과 존중으로 보답할 수 있는 분들만 참여해주세요.


함께하실 분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참가신청은 참가비 입금 선착순이며, 신청 후 취소/환불이 불가능합니다. 문의는 저의 페이스북메세지로 부탁드려요. :)

https://facebook.com/junekwon51












(C) 2017. 권윤경. 1일 1책 1글을 행하며 나를 배우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https://facebook.com/junekwon51

블로그-1 https://brunch.co.kr/@junekwon51

커뮤니티 https://cafe.naver.com/Kno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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