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귀고리

by 시인 화가 김낙필

코끼리 귀고리


코끼리 귀가 코에 걸려있다

삼백년을 걸어온 코끼리가 내 귀에

걸려

코끼리 울음이 죽음을 예견하고

동굴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너의 음부처럼 수풀속에 난 길은

매끄럽지도 않다

코끼리 뼈들은 삭아 문들어지고

길고 흰 이빨만 남아있

네가 내 안에 들어왔을때는 풍경소리가 났고

내가 네 속으로 들어 갔을때는 숨가쁜 신음 소리만 들려왔다

큰 스님의 일갈

"이놈아 코끼리를 귀에 달고 다니는

놈도 있었더냐"

"내려놓고 타고 다녀라"

산사 풍경달린 처마에는 새벽달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긴 울음 소리가 딱 한번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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