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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Apr 03. 2022

살  아  냈  다





간신히 살려냈다

잎이 말라 떨어지고

빨간 열매들이 다 떨어져 바닥에 뒹굴 때까지 슬펐다


앙상한 가지 위에  열

잎, 아니 열 한 잎쯤 남았을 때

이별을 예감했다

아, 여기 까지구나


겨울이 지나가는 동안 곁에서 간호했다

물 주고, 영양제 주고 기원했다

봄이 오자 마른 잎 위로 새싹이 피어났다

한 잎 두 잎 싹들이 올라왔다


이젠 무성할 일만 남았다

인고의 시간을 버텨준 생명에게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사람을 살리는 일도 이와  같을 거다


잘 살아내 보자

무성했던 날들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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