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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Apr 13. 2022

아빠는 오래된 식탁이다





탁, 탁, 탁, 탁

톡, 톡, 톡, 톡

사각, 사각, 사각, 사각

치직, 치직, 치직, 치직

보골, 보골, 보골, 보골


주방에서 도마 소리

멸치 볶는 소리

뚝배기 끓는 소리가 들린다

고소한 들기름 냄새

청국장 냄새가 집안에 퍼진다

압력밥솥 메시지도 들린다

"취사가 끝났습니다

밥의 겉과 솥을 잘 섞어 주십시오"


나가보니 아빠가 주방에서 음식을 하고 계시다

엄마는 일찍 나가신 게다

삼십 년 동안 아빠의 밥과 반찬을 먹고 자랐다

엄마의 음식을 먹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엄마는 집안 살림을 하기보다 바깥 생활을 좋아했다

그래서 늘 주방에는 아빠의 등만 보였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아시면 서글퍼서 우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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