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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Apr 11. 2022

또 ,   봄 날





이때만 되면 마음이 부풀고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린다

동백이 져도

진달래 영산홍이 피고 있다

봄이 아우성치며 한꺼번에 꽃들을 터트리고

꽃이란 꽃들이 어우러져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다


밭고랑마다 냉이며 달래며 쑥향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민들레 홀씨 날리고

첩첩산중 숲에서도 새소리가 시끄럽

그러나 바다는 조용했다


내가 봄으로부터 심란해질 즈음 세상은 하 수상 하다

쓸데없는 위정자들의 권력싸움에 스러져 가는 정의는 벼랑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었다

눈먼 자들의 욕망 때문이다

나는 다만 봄 속으로 몸과 영혼을 던질 뿐이다


동백이 져도 그 자리에 패총처럼 쌓이는 원혼들의 넋을 달래리라

다만 진달래처럼 서서

혈흔 같은 잎을 떨구리라

그렇게 봄 속으로 자진하리라


산맥을 넘는 남풍을 밀며 대서양을 넘어온 새들의 고향은 죽은 해류를 따라 너울 속에 잠긴다


어찌 꽃이 피는가

님의 고향은 매몰되고 총성으로 일몰이 지는데 섬처럼 떠돌던 꽃들이 왜 이곳에 와서 피는지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또, 봄날은 무자비하게 애먼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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