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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Apr 23. 2022

저  녁  달





이른 저녁 공원 벤치에 앉아
하현달을 바라보는데
별은 안 보이고 홀로 뜬  저녁달
내 몸처럼 기울어 쓰러질 듯 위태롭네

하늘은 검고 흐린데 희미해서 더욱 초라한 달
기울다 기울다 누워버리면
그믐달이 되겠지
초승달로 다시 태어 나겠지
이태백이 놀던 달은 보름달
나의 달은 손톱 닮은 빈약한 초승달

밤은 깊어가고 달은 기우네
나도 따라 기울고
生도 기울어 가는데
저 큰길 따라가는 버스는 어디로 가는 걸까
밤은 점점 깊어가고
시름만 깊어지네

어디서 개울물 흐르는 소리가 넋 놓은 상념을 깨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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