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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l 12. 2022

붉은 늑대의 푸른 잠






집을 뛰쳐나와 늑대가 됐다

늑대의 잠은 늘 노을처럼 붉다

푸른 꿈을 위해 한계령을 넘어 동해로 갔다

울산 바위에서 삼척까지 오가며 먹이 활동을 한다

주로 고라니가 먹이다

보행로는 왼쪽으로 푸른 바다를 보며  8부 능선쯤을 탄다

간혹 등산객을 마주치면 피해 간다


짝이 있었으면 좋겠다

홀로 다니는 길은 늘 외롭고 두렵다

눈덥힌 겨울은 더욱 생존이 어렵다

먹이 구하기가 어려워 사람 사는 세상으로 내려가야만 한다

언젠가는 포수의 총을 맞을지도 모른다


반도를 떠나기로 했다

내륙을 통해 북진하여 시베리아로 가려고 한다

금강산을 통과하고

장백산도 넘을 것이다

자작나무 숲에서 살 것이다

벌목공의 마을에서 살 것이다

그것이 나의 꿈이다


오늘은 설악 노적봉에서 보름달을 바라본다

떠나온 도시가 적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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