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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l 11. 2022

우린 사랑하지 않았나요





우린 결코 사랑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후회하진 않아요

계절 내내 꽃 피고 새 울고 비가 내렸으니까요

떨어진 꽃잎은 먼 강으로 돌아

태평양을 건넜어요

사랑이란 낙화 같은 것이었어요

바람 같은 것이었지요

꽃이 지지 않았던 들

우리가 헤어졌을까요

천년학 같은 사랑은 없어요

순간 쏟아내고 지나가는 여우비처럼

뜨거움을 채우고 가는 한 시절 시절 인연 같은 것

그럼 우리는 진정 사랑한 적도 없었을까요

그럼 너무 슬프지 않은가요

한때는 지지 않을 꽃처럼 열열 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요

우린 진정 사랑하지 않았나요

꽃도 피지 않았었나요

그랬나요ᆢ<rewrite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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