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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Aug 15. 2022

광 복   아 침





아직도 창밖으론 찌르레기 소리가 요란하다

이렇게 여름의 흔적은 집요한데

이부자리는 어느새 두꺼워졌다

오늘도 삶이 지루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아무 할 일이 없어지는 날이 끔찍하다

한철 살다가는 매미의 생도

하루 살다가는 날파리도 위대한 일 진대

거기에 비하면

사람의 생은 얼마나 화려하고 웅대한가


늘 감사하고

늘 노래하고

늘 뛰어다니고

늘 웃어도

갚지 못할 이 땅의 축복


곧 무대에서 퇴장할 찌르레기가

사력을 다해 마지막 목청을 돋우는

여름의 끝

그 광복절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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