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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Dec 18. 2022

삿포로에 가면 죽고 싶어 진다






누가 에 가자고 한다

겨울 내내 밤낮으로 하염없이 내리는

눈의 설국 속으로 들어가자고 한다


나는 안 간다

일곱 난쟁이가 사는 마을처럼

그 속에 있으면 돌아오지 못하고

자꾸 죽고 싶어 져서 못 간다


이 맘 때쯤

눈에 나라 홋카이도에는 노란 불빛들이 반딧불이처럼 켜진다

그 속으로 밤마다 배회하는 난쟁이들

동네마다 동화에 파묻힌다


누가 삿포로에 가자고 한다

나는 못 간다

그 동네에 가면

미쳐 돌아가실 것 같아 안 갈란


눈 내리는 밤에 찾아가면

자꾸 죽고 싶어 져서

도저히 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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