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월을 읽지 못한다

무명

by 시인 화가 김낙필






올해가 몇 년도 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태어난 연도도 중요하지 않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기에


인생이 이렇게 끝나는 일이라면 오지 말 걸 그랬다

애 둘 낳아 기른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해 논 일이 없으니 말이다


서기 이천 년이 넘었고

단기는 사천삼백 년을 넘겼다

우주의 수 억겁을 지나 수치 계산도 못하는 나이를 먹었다


나이가 무슨 소용이며

올 해가 몇 년도가 뭐가 중요하냐

티끌 같은 존재 아니더냐

산 기억이 가물 가물해져서

아무것도 모른 채 흔들의자에 앉아있다


지난 일들은 아무것도 아닌 바람이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먼지 같은

"無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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