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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달

by 시인 화가 김낙필






싸울 일이 아니었다

길에 눕고 싶을 때 서울의 달을 본다


잠실에서 토하고

낙성대를 지나면서

어디론가

모르는 곳으로 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자정 막차 안에는 고개를 떨구고

정처 없이 방황하는 떠돌이 패잔병들이 있었다

나도 거기 끼어서

년 만에 십 분 동안 오지게 토했다


몸이 살려고 게워내는 탐욕들을

속수무책으로 토해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죽은 듯이 누웠다


서울의 달이 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다음은

아무도 모른다... <rewrite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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