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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戀 歌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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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뒤뜰 징검다리를 건너며 문뜩 생각했다
이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내려가는
솔 길에서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
천리향 보다 만리향이 더 깊은 것은 멀어서 이다
태평양이 먼 것이 아니라
몸이 먼 것이다
그래도 송광사 뒤뜰은
고즈녘하고 좋았다
순천만을 돌아
송광사를 찾은 것은
우연이었다
불교도가 존경하고 섬기는 불 · 법 · 승을 삼보라 하는데
불의 통도사,
법의 해인사, 승의 송광사를 삼보 사찰이라 했다
능허교 밑으로 떠 있는
물 그림자를 보며 말없이 한참을 앉아 있었다
누군가는 이별 뒤에 사랑이 더 진하다고 했던가
그렇게 우린 돌아오면서
예감했다
그리고 뒤뜰처럼 다만 고요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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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순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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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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