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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05. 2023

커피가 식어가는 저녁






지나온 길이 아련하다

무참했던 추억과 달콤했던 기억을 찻잔 모서리에 두고  음미한다


오랫동안 모든 것에 대해 관허했는지

지나치게 까칠한 적은 없었는지 자문한다

그리고 이젠 단순해지려고 결심한다


스쳐가는 것들을 모든 것들을 용서하고 싶다

손을 내밀어 온화하게 허락하고 싶다


산등성이 바람처럼

때론 강가 노을처럼 편안하게 너를 소유하고 싶다


커피가 식어가는 동안 나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날개를 펼친다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될 테다

어리석은 눈동자를 갖지 않을 테다

식어가는 커피처럼 다만 고요할 테다


나는 그런 저녁 모퉁이에 앉아있다... <rewrit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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