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마법에 걸린 오후
이천 십칠 년 이월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6. 2023
아래로
가방을 싸고
긴 팔, 짧은 팔, 긴 다리, 짧은 다리 셔츠와 팬츠, 암벽용 신발,
망원경, 인도 모자, 짹 나이프, 로프, 비상 약품
모두 다 준비한다
유리성으로 떠나기 전날
이별을 말하기 전까지 가혹한 형벌을 준비한다
그립다는 말이
지겨워질 즈음
비상구 계단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양날의 칼을 간다
가만히 웃는 너를 향하여 커튼을 치고
변명하고 싶지만 인정하기 싫어서 두 서너 걸음씩
뒷걸음질을 친다
오늘은 축제의 날이 아니다
그저 노란 빛깔 몽상의 날
헤어지자는 통보 전에 철벽을 친다
세상 종 치기 전에 종려나무 숲으로 영영 숨어 버리려고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다
영원한 실종이다ᆢ<rewrite 2017>
keyword
다리
나이프
22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구독자
396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커피가 식어가는 저녁
몽 이 네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