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봄 의 전 령

by 시인 화가 김낙필






버들강아지 움트는 것은

봄이 왔다는 전갈인데

전령은 이미 남해 먼바다 꽃 소식으로 접한 지

여러 날이 됐다


계절이 다시 시작되는 봄에는 정신과 몸이 나른해져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여기저기 새싹 올라오는 소리가 분주하고

까치 울음소리도 요란스럽다


천변을 걸으며 강아지 움튼 양을 보면 내 몸에도

봄물이 차오르는 듯 생기가 느껴진다


청둥오리 내외가 물장구를 치고 백학이 내려와 앉은

개울에는 봄기운이 만연하니

이제 또 새로운 시작 이련가 한다


아, 또 어디론가 가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걸음을 멈추고 서서

잠시 하늘을 우러러본다


길은 한없이 뻗어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봄날에는 이렇게 자꾸 길을 잃곤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