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蝴 摺 夢

by 시인 화가 김낙필






지나온 세월은 꿈이었다
마치 미리 정해 놓은 각본처럼 여기까지 왔다
나는 세월의 연기자였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흘러왔다

연극이 끝날 즈음 나는 깨달았다
모든 게 꿈이었다는 것을
연극의 막이 내리고 있다는 것을
곁에 있는 소품이나
조연들은 이미 정해진 순서대로 퇴장하고 있다는 것을

삶이, 인생이
한낮 꿈이었다면
나는 어디에 존재하고 있었을까
안개처럼 사라져 버릴 허망한 공연
나도 스스로 퇴장하리라

꽃샘바람으로
아침 공기가 차다
창 밖 노란 햇살이 살금살금 문지방을 넘나 들고
천리향 꽃 터트리는 시간
노랑나비 한 마리 날아든다

나는 꿈속에서 헤매고 있다
나비夢을 꾸면서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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