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울 연 가

by 시인 화가 김낙필





누워서 창밖의 설국을 본다

천상이다

창가에 쌓이는 백설은 솜사탕처럼 달콤해 보인다

붉은 몸의 그대가 보인다


이곳의 눈은 쌓이는 것이 아니라 달라붙는다

나뭇가지든 창틀이든 보닛이든 얼굴이든 무조건 달라붙는다


삼나무숲이 온통 눈으로 뒤 덮였다

길도 사라지고 집도 사라지고 사람도 사라졌다

이쪽을 바라보는 사슴 한 마리 설원에 서 있다

나도 그쪽을 마주 보며 서 있다


네가 떠난 하루하루가 지겨웠다

지루했다

비참했다

세상이 눈 속에 잠들어 버리기를 원했다

12월의 어느 날 창가에 가만히 누웠다 무덤처럼

눈 속에 묻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눈바다의 수평선이 푸른 눈에 들어온다

레일 구르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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