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창밖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일이나
시를 쓰는 일이나
사는 게 부질없다는 생각과
멀리 왔다는 생각
혼자 늘 천변에 서서 청둥오리들을 오래 쳐다보는 일련의 일들이
갱년기 증상이라고 들 말한다
어느 예능프로에서 김구라와 서현철 배우가 한 말이다
그럼 나는
십수 년째 갱년기를 앓고 있는 것인가
시인들의 일과가 이러하거늘
이들은 만년 갱년기 인가
사는 일이 갱년기일 수는 없다
은퇴하면 시간이 남아돌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자연히
사유의 시간들이 늘어난다
그러다 보면 무심했던 사물들이 눈에 보이고 눈에 차고
관심 있게 바라보게 되는 일이다
침묵이라고 말하지 마라
혼자이니까 말이 없어지는 것일 뿐
속으로는 늘 돌멩이와도 말을 주고받고
청둥오리와도 말을 건네고 산다
가끔은 세상을 보며 눈물이 차 오르는 일
이 것을 갱년기라 말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