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르 신

by 시인 화가 김낙필





'세븐일레븐'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뽑아 들고

다른 한 손엔 참외박스 들고

몸으로 문을 살짝 밀치고 잽싸게 나오는데

뒤에 바짝 따라 나오던 백발의 사내 曰 ᆢ

"어르신

갑자기 혼자만 빠져나가시는 바람에

문에 박치기할 뻔했습니다"


"아, 네 죄송합니다

양손에 물건을 들어서

어쩔 수 없이 그랬네요

죄송합니다"


그런데 뭐래ᆢ?

내가 그대의 어르신 이신가?

내가 보기엔 그쪽이 내 어르신 같은데


내가 이리 늙은 줄을 나만 모른다ᆢ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