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콜 (Squall)

by 시인 화가 김낙필





지난겨울 전기담요 위에 시집 한 권을 얹어 놓았다

침대 옆구리에는 홋카이도 레일 패스와

손바닥만 한 면경이 꽂혀있다

여권 모서리에는 이미 거미가 집을 지었다

옥반지와 민들레 쿨스프레이, 개똥벌레와 동침한다

선풍기 타이머를 엄지발가락으로 눌러

삼경쯤으로 세팅한다

200mm 퍼붓겠다던 약속은 믿지 않는다

그래도 베란단 문을 닫고 거실문도 단단히 단속했다

천변에서 장애자용 전동휠체어가 불어난 물살에

떠내려가 버렸다

타살 같은 주검을 건져놓고 향을 피운다

가을도 오기 전에 눈을 기다린다

패딩 점퍼 등판에 매화를 친다

기다리는 것들은 오지 못한다

알면서 기다리는 일은 참담하다

화투 한패를 가방 옆구리에 끼어넣고 사막으로 간다

나는 안다

이번 패도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ᆢ<Rewrit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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