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개 여 자

by 시인 화가 김낙필





서너 차례의 새벽안개가 지나갔어요

양수리 허리를 타고 내려와 팔당댐 하류에 앉아

독한 양주를 마십니다

인생을 다 산 듯한 여인과 술을 마십니다

담배 연기는 물안개와 섞여 머리를 풀고

예봉산 쪽으로 올라갑니다


강가 자갈밭에 누워 한숨을 잤습니다

해가 중천에 떴을 때 깨어보니 여인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녀를 본 적은 없지만

사는 내내 잊혀지지 않습니다


머리를 푼 것은

안개였을까요

사람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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