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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낯을 좀 가립니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천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십 년은 지내봐야

얼추 그 사람의 진심을 안다


허풍이나 허세가 눈에 보이는 이는

선뜻 마음을 줄 수가 없다

말만 앞서는 친구나

남을 흉보는 이들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

물론 친구 중에는 도둑놈도 있고 사기꾼도 있을 수 있지만


될 수 있으면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한다

군중들 속으로는 휩쓸려 들어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북적이는 집회나 모임은 선호하지 않는다


오래된 소 모임을 좋아한다

친교가 쉽지 않다

세상엔 진실한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다들 자기 잇속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다


십 년은 지내봐야 사람 됨됨이를 알고

여행을 같이 가보면 비로소 인간성이 나타난다

그러니 같이 살아봐야 단점이 드러나는 법이 다


나는 낯 가림이 심한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할 때까지 마음을 주지 않을 뿐이다

사람 속이 훤이 다 보이니 말이다


사람은 진솔해야 한다

진실한 마음만이 진솔한 사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나부터 진실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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