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떤 귀 로

by 시인 화가 김낙필



열차가 금강을 지나고 공주를 지나서 용산으로 향한다

간혹 터널을 지날 때는

하늘에 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의 집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징하게 늘어서 있다


열차는 말없이 조용히 흘러간다

다만 빈 객석에 들어 누워 트로트 음악을 틀어놓고 있는 할머니와

신발 벗고 간이 식탁에 발 올려놓고 있는 옆 좌석 할아버지가 신경 쓰인다


스피커 폰으로 통화하는 이줌마는 사생활을 노출할 만큼 큰 소리로 통화한다

여자 화장실이 사용 중이자 바로 남자 화장실로 들어가는 어떤 여자분

간이 큰 건지 엄청 떳떳하다

이 열차 노선은 아직도 수준이 낮다


분위기가 개판인데 말도 못 하고

남해에서 서울까지의 귀로는 기분이 영 꿀꿀하다

이조 시대 인가?

인도 열차 인가

여긴 아직 1960년대 열차 인가ᆢ


내려가는 여수행 열차는 산뜻했는데

귀가하는 서울행 KTX 열차 매너는 완전 꽝이다


이 나라는 모든 것이

아직 미개하다

한 세대는 더 지나가야

제대로 기본이 설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