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물 호 수

by 시인 화가 김낙필






울지 않았다

눈물이 그렁그렁 했지만

눈 안에 눈물을 가둬 두려고 애쓰며 살았다

운명이라는

이미 정해진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인내하는 일은 힘겹기도 하지만

묘한 질감도 있다

참아냈다는 다크 한 쾌감 같은

한바탕 쏟아내듯 울고 나면 풀릴

그런 상처들을 껴안고 산다


울면 안 된다

누구든 보면 안 된다

들키면 안 된다

먼 나라에서 전갈이 왔다

울러 오라고

울 곳이 있다고


눈 안에 가둬둔 눈물을 펑펑 쏟아낼

언덕이 필요하다

그렇게 넓고 너른 호수를 만들 테다

그리고 배를 띄울 테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호수 안에서

보이지 않는 날마다 울테다

그렇게 호수를 채울 것이다


운명이란

쓸어져 가며 다시 일어서는

한 편의 소설을 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