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의 약 속

by 시인 화가 김낙필






천년이 지난 후에 만나자던 그날이 왔다

은비령 골짜기에 눈이 내리고

은자당은 눈에 파묻혀 사라지고 없었다

고갯마루에 서서 천년을 기다린 정성으로 재회하는

달의 재회


만월이 퍼붓는 달빛아래

그대가 온다

나도 그대에게 간다

그렇게 천년이 눈 속에 파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다음 생은 약속 따위는 하지 말자

꿈꾸며 살지도 말자


천년은 기다리기가

너무 멀다

하늘은 그 약속 잊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