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란 꽃

by 시인 화가 김낙필






육각형 머그컵에

노란 국화차를 담아 마시며

파란 꽃을 본다

꽃의 색깔은 노랑, 빨강, 하양, 분홍색이 많다

보라꽃은 더러 있어도

파랑 꽃은 흔치 않다


잎사귀를 꺾어서 분가를 시켰다

파란 꽃 화분이 하나, 둘, 셋 늘어가더니

수십 개가 됐다

온통 내 주위로 파란 꽃이 폈다


육각형 머그컵에 파란 꽃잎을 우려서

파란 차를 마신다

그러자 나도 파래지기 시작했다

나는 파란 꽃만 키운다


파란 꽃이 됐을 때

나는 백 살이 되었다

그리고 파란 꽃 화분은 수천 개로 불어났다

세상은 드디어 파란색으로 변해 버렸다

나는 오늘도 육각형 머그컵에 파란 차를 마신다


소멸하는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

그래서 면벽에는 늘 파란 꽃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