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의 연인처럼

by 시인 화가 김낙필





그래

시대가 변했잖니

불란서 영화에서 처럼

전철 안에서 버스에서

정류장에서 부둥켜안고 입 맞추는 젊은 연인들이

우리 주위에도 흔하다


꼰데들은 혀를 차고

가자미 눈초리로 흘겨보지만

세상이 변했다는 걸 모른다

이불 속이나 물레방앗간 밀회만 생각하는 조선 시대를 살았으니까

이런 애정 행각이 충격적이겠지


오늘도 전동차 출구에서

헤어지기가 아쉬워

부둥켜안고 물고 빠는 어린 연인들의 풍경이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그 배우들이 이젠 구라파 배우가 아니라

조선 배우라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저 집 부모는 어떤 사람들일까

제 자식들이 군중 속에서 저리 격정적인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들 있을까

궁금하다


이런 궤변을 說하는

나도 별 수 없는 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