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寒에 비가 내린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大寒에 겨울비가 내린다

저녁 산책을 나가

카페에서 커피잔을 놓고 앉아있다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바쁘지 않은 忙中閑(망중한)이다


갈 곳 없이 앉아있다

커피는 다 식었다

왜 그 많던 갈 곳이 없어졌을까

내가 잊혀져 사라져 버린 것일까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가서

그곳들은 제 갈길로 가버린 것이다

나만 덩그러니 남아버렸다

분쇄기 돌아가는 소리와 물 끓는 소리

커피 뽑는 소리만 반복적으로 들려온다


절기상 다음은 입춘이다

또다시 봄이 오는가

갈 곳 없는 봄이 온다

나무들은 꽃을 피우겠지만

사람의 봄은 무참할 뿐이다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괜찮아ᆢ

大寒에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