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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Feb 11. 2024

홍  콩    간  다





갈 곳이 없어 홍콩 간다

홍콩섬, 구룡(九龍), 신계, 마카오를 돌아오려고 하는데

동행자가 마땅 찮다


애인과 함께라면 좋으련만

유통기간이 지난 나를 누가 따르겠는가

오래전 계획했던 친구들과의 단체 여행이 힘 없이 불발이 되고

콧바람은 쐬야 하는데

방도가 시원 찮다


그래서 공항만 기웃기웃하다가

어찌어찌 키다리 아저씨를

홍콩 가기로 했다

'모두 투어'가 바가지 옵션 씌우기로 소문이 파다해서 피하려 했지만

가성비 좋은 상품이 나와서 덥석 미끼를 물었다


나머지는 현지에서 가이드와 줄다리기할 일만 남았다

바가지 씌우기

바가지 피하기

신경전이 치열할 것이다

옵션에 협조 안 하면 미운털이 박혀 일정동안 찬밥 신세를 면할 수가 없지만

찬 밥을 먹어도 할 수 없다

늘 옵션 싸움에서 졌지만

이번에는 단단히 각오를 하고 임해 봐야겠다


홍콩은 예전에 계림 가는 길에 마카오를 경유하며 들린 적이 있었다

복잡한 도시 전경과 먹거리 천국이다

그냥 바람 쐬러 홍콩 한번 가는 거니까

큰 기대는 안 한다

그냥 돌아다니다 오는 거다


키다리 아저씨 꼬셔서 홍콩 간다

과연 홍콩 갈까

개뿔 홍콩은 무슨ᆢ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고 말하지 않나

그러나 나는 그 개고생이 즐겁고 좋다


홍콩 간다

별 볼 일도 없는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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