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우린
바람앞에 한줌 먼지가 아니던가요
새벽 먼길 돌아와 그대앞에 서면
문뜩 잊혀진 그리움으로
혹은 목메이는 서러움으로
그대를 정녕 바라볼수가 없었습니다
어찌 내가
그대의 가슴속을 들지않고
속속드리 알수 있으랴만
젖은 목소리에서 살아가는
일들이 슬프다는걸 알아채지요
근사한 사람들은
근사한 사람들끼리
초라한 사람들은
초라한 사람들끼리 살아가는
세상에서 우린 숙명처럼 만났어요
그리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기를 바랬지요
긴 기다림으로 수없는 밤을 새우고
새벽녘 길떠나는 길손의 노래처럼
우린 바람처럼 가볍기를 원했어요
차라리 먼지처럼 말이죠
그런데 점점
하루하루가 돌덩이처럼 무거워지네요
살면서
슬픈일이 너무 많은것 같아요
사람으로 산다는게
그렇게 슬픈일일지도 모르구요
몸이 바스러져
먼지가 될 때까진 아마 그럴꺼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