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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Feb 26. 2024

생강나무 꽃이 핀다






교동도 북쪽 끝자락

양지바른 산언덕에 생강나무 꽃이 피었다

산수유보다 먼저 피는 봄의 전령사다


아지랑이 피는 물 건너

황해도 연백과 맞닿은 휴전선 아래 강줄기에 

이맘때면 숭어 떼가 춤춘다

무덤가에 핀 생강나무 꽃 향기는 천리를 간다는데

연백 땅에도 이르는지 모르겠다


꽃내음이 황홀해서

빨래터 동네 처녀 가슴을 뒤집어 놓는다는 옛말처럼

향기가 고혹적이다

그 향기가 그윽해 누운 혼백마저도 달아나겠다

삼선리 이장댁에는 벌써 밭갈이가 한참이다

봄이 왔다


꽃가지 꺾어 방에 들이면

그 내음이 족히 한 달을 간다는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꽃

생강나무 꽃 향기가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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