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허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나는 널 보고

명품이라 말했지


너를 만지고 나서 사람도 명품이 있다는 걸 알았어

사람이라고 다 똑같지 않다는 걸 알았지


머리, 목, 어깨, 가슴, 팔, 허리, 골반, 엉덩이, 둔부, 허벅지,

무릎, 종아리, 발끝까지

사람마다 다 다르단 걸 알았어


그러나 그 어떤 명품도 세월이 가면 부식이 되듯이

사람의 몸도 다 시들고 메말라 폐허가 돼버리고 만다는 것

명품도 영원하지는 않아


폐허가 되기 전에 너를 다시 한번 안아보고 싶어

그리고 피조물을 만들 거야

비바람이 불고 세월이 가도 영원히 부서지지 않을 조각을 만들 거야

미켈란젤로처럼


너는 내가 본 명품 중에 최고였어

그런데

세월의 부식(腐蝕)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네

육체도 채소와 다를 것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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