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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

by 시인 화가 김낙필



죽는 게 두렵지 않은 나이가 오면

비도 되고

구름도 되고

바람의 옷자락도 된다

빗살무늬 햇살도 된다


젊은 날에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사랑은 신기루라는 것

사람 사는 세상은 한낱 꿈이라는 것

잠깐 소풍 왔다 간다는 것


여한 없이 놀았으니

가는 길은

바람의 옷자락이 되어도 좋고

여울목이 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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