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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안 출신이다

충청도

by 시인 화가 김낙필



충청도 사람들 사이에서 살지 마라

답답하다

속을 모르겠다

음흉하다

맺고 끝는 맛이 없다


내가 충청도 사람이라 그들의 습성을 잘 안다

그래서 나는 거기 티를 안 내려고 애를 많이 쓴다

나는 흐리멍텅한 그들이 싫다

하지만 멍청한 척하는 것이지 속으로는 이해타산 다 하고 손해 보는 짓은 절대 안 하는 사람들이다

호락호락하게 보면 큰코다친다


충청도 사람들은 착하기는 하다

남을 해코지 하지는 않는다

추켜주면 뭐든 잘한다

똑똑한 척 하지만 많이 허술하다

마음이 약해서 꼬시면 잘 넘어간다

맥락 없는 코미디언이 제일 많이 나온 지역이 충청도다


그러나 속내를 잘 안 내보이니

조심해야 한다

뒷 끝도 심하고

뒷 담화도 심하다

겉으로는 착하다

그러나 절대 어수룩하지 않다

멍청한 척해서 상대의 경계심을 무너트리는 거다


나는 이런 충청도 사람들의 성격이 싫다

쌀하지가 않다

느려서 속 터진다

뒤에서든 딴소리하고

속마음을 내 보이지 않으니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사람들이다


나는 잘 안다

내가 그렇고

내 아버지가 그렇고

내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랬다

사촌들이 그렇고

당숙이 그랬고

당숙모도 그랬다

집성촌 '이곡리' 사람들이 다 그렇다

그래서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생자 시인은 충청도 서산이고

나는 충청도 태안 출생이다



* 이곡리

충남 서산군 원북면 이곡리

학암포 근방 서해 내륙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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