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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철이 없어 그때는 몰랐다는

노래 가사처럼

철은 언제 드는 것일까


철이란

사물의 이치를 분별할 줄 아는 힘이나 능력이라는데

나는 그런 능력을 이순에 이르러서야 간신히 깨우쳤다


철없던 시절은 좋았다

천방지축, 안하무인, 취중 무천자로 살 때는

남의 눈치 볼 틈이 없어서 좋았다

이제는 두루두루 눈치 보며 앉을자리를 찾아야 한다


철들면 죽는다는 데

이제 그때가 도래하는 것인가

철이란 득도와 비슷한 경지가 아닐까 싶다

도사가 되는 거다


철이 없어 그때는 몰랐어요

할 때가 좋았다

이것저것 아는 게 많다 보니

참견할 일도 많아지고

욕먹을 일도 많아졌다

모르는 게 상수다

그러려면 입 닫고 살아야 하니 얼마나 좋은가


철들자 상념이 많아졌다

흘러온 궤적들이 아스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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