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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전쟁

by 시인 화가 김낙필



평생 지지 않으려는 사람과

평생 양보 없는 사람이 함께 살았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았다

서로 30년을 싸웠다

남보다도 못한 원수 같은 사이였다


서로 기진할 즈음 환갑의 나이가 됐다

이후로는 다시 이십 년을 소가 닭 보듯, 닭이 소 보듯 포기하고 무심하게 살았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

참으로 무참한 세월이었다


남자가 먼저 늙어 죽었다

장지에서 여자는 울지 않았다

년 후 여자도 늙어 죽었다

자식들도 울지 않았다

허망하게 다 모두 바람에 뼈가루로 날아갔다

이들이 세상에 와서 한 일은 싸운 일뿐이었다


서로 지지 않으려는 오만과 고집은 집요했다

잘못된 인연은 처참했다

죽어도 만나면 안 되는 인연이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사랑이라고도 했다

아니다,

이것은 전생의 업보(業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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